조계종 제33·34대 총무원장 해봉당 자승대종사 종단장 엄수

12월3일 오전 종정예하 중봉 성파대종사

종단장 장의위원장 총무원장 진우스님 비롯해 서울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 사부대중 운집

총무원장 진우스님 “상월결사 정신 이어 ‘부처님법 전합시다’ 전법의길 걸어갈 것”

윤석열 대통령 “포용과 사회 통합 리더십 실천한 한국불교의 큰 어르신”

사부대중 “부처님법을 전합시다” 제창 전법원력 다짐

부처님은 평생 최선을 다해서 중생의 이익을 위해 법을 설했는데 부처님이 우리에게 주신 미션은 전법하라입니다. 지장보살께서 지옥중생을 다 제도하기 전까지는 성불을 다음 생으로 미룬다 했습니다. 제가 부처님 법하면 여러분들은 전합시다로 응답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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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3일 오전 “부처님 법 전합시다”를 외치며 전 생애에 걸쳐 한국불교 발전과 전법을 위해 온 몸을 던졌던 조계종 제33·34대 총무원장 해봉당 자승대종사의 육성법문이 서울 조계사 일대에 울려 퍼졌다.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해봉당 자승대종사의 영결식이 12월3일 조계사 일대에서 사부대중이 운집한 가운데 종단장으로 봉행됐다.

영결식은 명종에 이어 사부대중의 전통식 삼귀의례 봉독으로 시작됐다. 어산어장 인묵스님이 해봉당 자승대종사를 영단으로 청해 모시는 영결법요가 이어지는 동안 용주사 전 주지 성법스님이 헌향을 용주사 성보박물관장 성월스님이 헌다를 올렸다. 사부대중을 대표해 조계사 주지 담화스님과 전국비구니회장 광용스님, 윤재웅 동국대 총장, 유정현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장이 해봉당 자승대종사 영전에 꽃을 올리고 정성으로 삼배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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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이사장 돈관스님의 자승대종사 행장 소개에 이어 상월결사 총도감 호산스님의 죽비 삼성에 맞춰 추도입정에 들었다. 사부대중은 자승대종사의 2013년 신년사, 2017년 신년간담회, 2013년 34대 총무원장 취임사, 2023년 상월결사 인도순례 회향사를 육성법문으로 들으며 가르침을 다시 한 번 되새겼다.

이날 해봉당 자승대종사 종단장 장의위원장인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영결사를 통해 상월결사 정신을 오롯이 이어 ‘부처님 법 전합시다’라는 전법포교의 길을 함께 걸어가겠다고 천명했다.

장의위원장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초겨울 차가운 보름달이 소리 없이 차츰차츰 빛을 잃어가더니 이내 찬 서리가 땅 위로 가만가만 내려올 즈음 강렬한 화광삼매(火光三昧) 속에서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사리(舍利)를 시방허공에 내뿜었지만 결코 어느 누구도 손에 쥘 수 없도록 사바세계에는 흔적조차 남기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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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럼에도 천축국 40여일에 걸친 가행정진길에는 아직도 발자국이 그대로 지워지지 않았고 위례 신도시 상월선원에서 100일 동안 앉았던 좌복에는 여전히 따스한 기운이 식지 않았으며 해동(海東)의 삼보사찰을 이어가며 밟았던 순례길에서 떨어뜨린 땀방울이 지금도 마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그 뜻과 의지를 오롯이 이어받은 상월결사 정신을 이어가 ‘부처님법 전합시다’라는 전법의 길을 걸어갈 것을 다짐했다.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남겨두신 마지막 말씀처럼 이법계(理法界)에서는 생사가 없다고 했지만 사법계(事法界)에서는 생사 없는 곳이 없다. 그렇게 차안(此岸)과 피안(彼岸)의 두 경계를 자유롭게 오고 가며 주어진 인연에 따라 최선을 다하며 연기(緣起)의 법칙을 따라 일상사와 종단사에 매진한 생평(生平)이었다”며 “‘더 이상 구할 것이 없으니 인연 또한 사라지는 구나’라는 말씀처럼 때가 되니 할 일을 모두 마치게 되었고 홀연히 이사(理事)의 두 경계를 넘어서며 모든 것을 허공계에 회향하셨으니 가이 범부(凡夫)로서는 가늠초자 할 수 없는 격외(格外)의 모습이다”고 역설했다.

무원장 스님은 “이제 백척간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대법신(大法身)을 이뤘으니 어찌 대종사의 본분상에 생몰(生沒)이 있겠습니까”라며 “선지식께선 우리 모두가 가야할 길을 먼저 보이셨고, 남은 이들의 몫은 더없이 크고 무겁기만하다. 이제 사부대중은 누구에게 길을 물어야 할지 모든 것이 그저 망연(茫然)할 따름이다”고도 했다.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끝으로 해봉당 자승대종사의 향훈과 함께 대자유인에게 시를 한 줄 올리는 것으로 영결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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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럭 한 올조차 없는 번뇌 사라진 땅에서/ 크기를 헤어릴 수 없는 배를 마음껏 타고서/ 달빛을 싣고 바람 부는대로 다니다가/ 때로는 구름 위에 눕고 때로는 물 위에서 쉬소서.”

조계종 종정예하 중봉 성파대종사는 준비된 법어대신 즉석에서 법문을 설했다.

종정예하 중봉 성파대종사는 “자승스님 자승스님 자승스님”하며 크게 법명을 세 번 외쳤다.

이어 “지난 2월에 이 자리에서 인도순례 간다 해, 많은 대중들이 출발할 때 잘 무사히 다녀오라고 격려를 하는 말을 하러 왔었다”며 “불과 얼마 되지 않아 완전히 뜻밖에 오늘 자승스님의 영결식에 와서,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기약이 없는 이 자리에 스님을 잘 보내라는 영결식 자리에서 무슨 말을 할지 말이 나오지 않는다”며 황망한 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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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정예하는 중봉 성파대종사는 “이 인생의 세계는 사바세계라고도 하고 고해라고도 하고 이 사바세계에 자승스님께서는 살면서 많은 교훈을 남기셨다”며 “사바세계의 육신을 버리고 법신으로 안양국에서 편히 쉬기를 바란다”고 설했다.

그러면서 “복숭아꽃 오얏꽃 장미꽃의 그 소식을 봄에게 물었는데 봄인지도 모른다. 어떤 소식이냐  이 뭐냐 ”하며 법상을 세 번 내리치고 법어를 마쳤다.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자광대종사는 추도사를 통해 “해봉 자승대종사는 한국불교 전법을 화두로 던진 ‘포교의 화신’이었다”며 “한국불교 중흥과 전법도생에 대한 대종사의 원력은 마침내 소신공양 자화장에까지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어 “<묘법연화경>에 이르길 ‘약왕보살이 향유를 몸에 바르고 일월정명덕불 앞에서 보의를 걸친 뒤 신통력의 염원을 갖고 스스로 자기 몸을 불살랐다고 한다”며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들은 대종사가 스스로 다비를 한 간절한 자화장의 마음을 결코 인어선 안된다”며 부처님법 전합시다를 크게 외쳤다.

윤석열 대통령은 김대기 비서실장이 대독한 조사에서 모든 국민과 함께 자승대종사의 원적을 애도했다.

윤 대통령은 “조계종 총무원장과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의장을 역임한 자승큰스님은 불교 화쟁 정신으로 포용과 사회 통합의 리더십을 실천한 한국불교의 큰 어르신이었다”며 “소외되고 고통받는 이웃에게 자비를 배품으로써 지친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신 자비의 보살이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중생 고통을 끌어안고 기도했던 천막결사 국난극복과 불교중흥을 위한 자비 순례 세계평화를 위한 43일간의 1167km 인도순례 대장정까지 스님이 걸어온 모든 순간은 한국불교의 역사 속에 영원히 살아 숨쉴 것”이라며 “부처님법을 전하신 스님 삶은 우리 마음을 밝히는 등불이 될 것이며, 저와 정부 또한 자승스님의 원력을 이어받아 인류 보편의 가치가 어려운 이웃들을 따뜻하게 밝히고 구석구석 스미도록 더욱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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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주경스님도 조사에서 “소신공양 자화장으로 사부대중에 경책을 주시고 경종을 울리심에 하늘이 무너지는 참담한 심경이 어깨를 무겁게 짓누른다”며 “스님께서 쌓아놓은 수행과 전법의 초석이 첩첩이 큰 산을 이루었고, 이제 우리들은 스님께서 열어 보이신 길을 따라 원력 불사를 하나하나 이어갈 것”을 밝혔다. 또 “한국불교가 우리 사회의 맑은 거울이 되어 온 세상을 두루 비추어 나갈 수 있도록 정진, 정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정도스님도 조사에서 “엄격한 스승처럼, 때로는 도반처럼 대중을 이끌어 주시던 대종사께서 이렇듯 홀연히 해탈의 길에 드시니 후학들은 어느 하늘 아래 기대어 이 추운 겨울을 보내야 합니까”라며 “사부대중은 당신을 잃은 이 슬픔을 전법의 의지와 원력으로 삼아 한국불교 중흥과 전법의 숙원을 기필코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선원수좌회 상임대표 일오스님도 “화중생련으로 미진을 다하는 날까지도 일체유위가 포영환몽이라는 심지법을 설파하심에 우리 종도들은 합심동덕으로 결계하고 파사현정으로 불교중흥에 매진하겠다”며 “대종사가 평소 종도와 국민에게 당부하신 이 격언을 각고일심으로 천양하겠으니, 이제 생사에도 주하지 않고 열반에도 주하지 않는 무주묘행으로 안심립명하소서”라고 설했다.

관음종 종정 홍파스님은 조사를 통해 “회자정리(會者定離) 되었으니 이제 거자필반(去者必返)으로 화답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 신라 혜초스님의 화현으로 자승스님으로 오신 것처럼 새별이 떠올라 한국불교의 새 희망이 되어줄 것이고, 큰 산이 치솟아 세계의 바람막이가 되어 주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자승스님의 화현을 기다린다. 영산회상 불보살!”이라고 밝혔다.

자승대종사와 함께 종교 화합과 사회 개혁을 위해 노력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전 총무이자 남북평화재단 이사장인 김영주 목사도 조사를 통해 “다종교 사회인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종교 화합을 위해 한국 사회 화합을 위해 앞장서 주셨고, 조계사 앞에서 예수님 탄생을 축하하는 크리스마스의 불을 밝혀 주셨다”며 “그 일이 상징하듯 스님 지도록은 한국 종교인들이 서로 존중하며 시대정신을 실현하는 일에 기꺼이 함께해 주었다”고 밝혔다.

자승대종사를 향해 평화의 사람이었다고 밝힌 김 목사는 “남북 간 갈등이 고조됐던 2011년 9월 평양을 방문해 북의 정치와 종교 지도자들을 만나 남북 간의 교류 협력을 권고했던 일은 지금 생각해도 참 의미 있는 일이었다”며 “스님은 속세에 살고 있는 우리가 아무리 해도 닿을 수 없는 새로운 순례를 떠나셨네요. 극락왕생하십시오. 저희도 스님의 깊은 뜻을 헤아려 종교 간의 화합은 물론, 정의 평화 생명의 세상을 만들어 가는 일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재가자들을 대표해 이 자리에 참석한 주윤식 중앙신도회장도 “이제 큰스님이 떠나셨지만, 스님께서 남긴 전법의 길을 우리 사부대중이 이어가고자 한다”며 “한국불교 중흥을 위해 마음속에 진실하고 간절한 마음을 모아 부처님 법을 전하겠다. 스님을 떠나보내는 이 자리가 인연의 끝이 아닌 부처님 법으로 사부대중과 함께 맺어지는 자리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라고 기도했다.

주호영 국회정각회장도 조사를 통해 “큰스님께서는 마지막 가시는 길마저도 종단안정과 전법도생(傳法度生)을 발원하며 소신공양 자화장 차복원 기자(chabow5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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